예전에 보라님 블로그에서 봤던 형식의 글 포스팅. 원래 제목은 '올해 결산'이니까 작년에 했어야 맞는 글이다.
올해의 나: Seperation Anxiety + Wind Blows. 그렇게 어두운 해는 아니었지만. 변화와 발전을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바랐던 해이자 많은 이들을 떠나보내고, 그들을 가슴 속에 묻어야 하는 한해였다. 물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을 대체하지는 못한다.
올해의 키워드: 변신!.
올해의 별명: 그런거 엇ㅂ다. 아프락사스는 아프락사스고, 최진석은 최진석일 뿐.
올해의 관심사: SF. 지난 해에 비하면 SF소설을 꽤 많이 읽은 해였다. 2009년에 읽은 책 96권 중 27권이 SF 관련 서적일 정도였으니. 2008년의 93권 중 고작 6권이 SF 관련 서적이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정말 많이 늘어난 셈이다.
올해의 드라마: 그런거 엇ㅂ다.(2) 원래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
올해의 영화: 《다크 나이트》. 영화라는 매체 자체를 영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도 올해는 많이 본 편이라 《다크 나이트》, 《반두비》, 《나인》, 《아바타》의 네 편. 《다크 나이트》를 제외하곤 만족스럽게 본 영화가 하나도 없다. 자연스럽게 《다크 나이트》확정.
올해의 버라이어티: 《도전! FAT 제로》(The Biggest Looser). 십수명의 도전자들이 나와서 몇 주에 걸쳐 살을 빼는 프로그램. 프로그램이 진행됨에 따라 점점 변하는 외모도 외모지만 삶에 대한 도전자들의 태도가 변하는 과정을 보는 것은 참 즐겁다. 일종의 대리만족도 되고. 물론 가장 즐거운건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벌어지는 피튀기는 신경전!
올해의 책: 『거장과 마르가리타』. 2009년에 나왔던 '신간'으로 한정한다면 할 말이 별로 없다. '2009년에 읽은 책'으로 범위를 넓힌다면 들만한 책은 『어둠의 속도』와 『거장과 마르가리타』. 작품 자체만 놓고 본다면 『어둠의 속도』에서 더 깊은 인상을 받았지만, 2009년을 상징하는 책이라 하면 단연 『거장과 마르가리타』 쪽이다. 말하기 민망한 동기에서 읽기 시작했으되,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읽은 책도 드물다. 특히 스무살 넘어서 같은 책을 두 번 읽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009년에 읽은 책 참고.
올해의 음반: 오지은 1,2집/언니네 이발관 5집. 어느 하나만 꼽을 수 없어 고민 끝에 세개 다 올렸다.
올해의 전자제품: 지금 쓰는 넷북. 그러나 2010년에는 처분해버리고 데스크탑으로 바꿀 생각이다. 외출하면서까지 컴퓨터를 들고 다니니까 사람이 못쓰게 변한다.
올해의 패션: 돈지랄. 서울 올라오면서부터 꽤 많은 돈을 옷사는데 썼다. 예전에 입은 옷들은 도저히 다시 입을 수 없어, 날이 바뀔 때마다 옷을 죄다 새로 사야 했기 때문이다. 이걸 두고 동아리에서는 사람이 바뀌었다느니 어쩐다느니 하며 호들갑이었으나 나로서는 그저 재미있을 뿐이었다. 하기사 예전같으면 절대 내 돈 주고 옷을 사진 않았을 테니 변하기는 했다.
올해의 음식: 스타우트 흑맥주. 서울 올라와서 가장 많이 사마신 술이다. 내년에는 Johnnie Walker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올해의 화장품: 그런거 엇ㅂ다.(3)
올해의 선물: 『유년기의 끝』. 유로스님이 빌려주셨다. 읽고 나서 아서 클라크에 대한 못된 편견을 가졌던 걸 깊이 반성했다. 오오 클라크 오오.
올해의 팬시: 생일 즈음하여 샀던 가방. 나는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이상하게 주변에서 좋다고 말해주는 이들이 많다.
올해의 차 : 부산에서 마셨던 얼 그레이. 여태 에스프레소 커피만 마셔대던 걸 깊이 반성하였다.
올해의 과자 : 그런거 엇ㅂ다.(4) 원래 단걸 별로 안좋아한다.
올해의 보석 : 그런거 엇ㅂ다.(4)
올해의 사이트: BookSea. 처음에는 거울을 생각했었지만, 올해의 '사이트'로서는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어 북시 위키로 바꿨다. 내게 거울은 오프라인으로서, 현실에서 장르문학 이야기르 나눌 수 있는 곳으로서의 의미가 더 큰 공간이다. 그 거울을 제외한다면 꼽을만한 곳은 당연히 북시 위키 뿐이다. 장르문학 팬으로서의 '아프락사스'를 상징하니까. 앞으로는 과연 얼마나 더 충실히 운영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렇다.
올해의 상점: 교보문고 바로드림 서비스. 작년에 같은 설문을 했다면 아마 '알라딘'을 뽑았을 텐데, 올해는 교보문고다. 서울 올라온 뒤로는 바로드림 서비스로 광화문점을 정말 뻔질나게 드나들었었다. 교보문고는 언제 가도 즐겁다. 내년에는 아마 풀무질 서점을 뽑지 않을까 싶다. 학교 앞의 작은 서점인데, 갈 때마다 책장에 진열된 책들을 보며 탄복하게 된다. 소규모 서점은 주인의 심미안에 따라 그 풍경이 완전히 달라지기 마련이라, 가끔은 이런 탁월한 예도 발견된다.
올해의 성취: 거울 필진 된 거?
올해의 남들은 다 좋다는데 나 혼자 별로: 배명훈. 싫어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그가 누리는 인기는 사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측면이 많다. 『타워』출간 이후 이런저런 이벤트에 불려다니며 소모당하셔야 했는데, 2010년에는 좀 더 작품 활동에 집중해주셨으면 좋겠다.
올해의 남들은 그냥 그렇다는데 나 혼자 열광: 그런 범주에 들어가는 건 『거장과 마르가리타』밖에 없다. 그래서 나로 인해 이 소설을 읽게 되었다고 말하는 이들을 말하면 상당히 미안해진다.
내년의 소원: 학교 수업이 더 재밌어졌으면 좋겠다. 한국유학사 시험 시간에 Issac Asimov니 Master & Margarita니 하는 단어만 깨작이다 나오지 않을 수 있게. 문학 복전이 새 돌파구가 되어줄까?
내년의 여러분에게: 장담하지요. 2010년이 먼 과거가 되어버린 어느 시점까지도 나는 2010년의 오늘과 여러분을 생각할 겁니다. 지금의 내가 안은 숱한 미숙함과 어설픔, 단점에도 불구하고 내 곁에 남아준 그대들을 그리워하겠지요. 그러니 미리 말하겠습니다. 나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당신들은 내게 참으로 소중한 벗들이라고.
내년의 나에게: 어제보다는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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