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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집은 전공 관련 교양 서적. 한길 그레이트북스를 통해 『춘추 좌전』을 번역하기도 했던 신동준 씨의 책이다. 사실 『춘추 좌전』은 이야기만 들었고 다른 책에 대해서는 전혀 듣질 못했으니, 신동준 씨의 책은 이번으로 처음 접한 것이다.


학술·교양 서적을 찾을 때 일단 눈여겨보게 되는 것은 필자의 이력이다. 저자의 전공이나 학교, 학파에 따라 그 내용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저자의 전공이 한학이 아닌  정치학이라는 것은 굉장히 뜻밖스런 일이었다. 저자가 고등학생 때부터 태동고전연구소에서 한학을 공부했던 비범한(?) 이력을 갖고 있고,  책 자체도 정치학적 성격이 강하기는 하나 비전공자가 책을 - 그것도 수 권이나 - 낼 정도라니... 그 열정이 새삼스럽긴 하다.

'정치가로서의 공자에 주목했다!'라는 서평에 혹해 구입한 것인데... 글쎄. 사실 어찌 평해야 할지 감이 잘 안잡힌다. 확실히, 학자 이미지가 강한 공자에게서 정치가 이미지를 발굴해낸 것은 재미있게 읽히긴 했다. 유학의 통치학적 속성이야 수업을 통해서도 이미 배우긴 했지만, 이 정도로 강조하는 분을 본 적은 없으니까.

허나 장점만큼 단점도 적지 않다.

가장 문제되는 것은 유가 경전에 대한 기존의 해석에 대한 입장이 지나치리만큼 자의적이라는 것이다. 원래부터 야사적 성격이 강한 「공자세가」를 의심하는 것이야 그리 이상할 것은 아니다. 허나 거기에 대한 반론의 증거가 대부분 '그럴리 없다'는 식의 심증에 그쳐서야 문제일 수밖에 없다. 『대학』에서도 그러지 않던가. 자신의 잘못과 타인의 잘못에 이중잣대를 들이대선 안된다고.(혈구지도, 絜矩之道)

내 공부가 부족한 탓일까. 아마 그럴 게다. 하지만 내가 본 게 약장수의 장광설에 불과하다는 느낌은 여전히 지우기 어렵다. 내가 필요했던 건 의사의 진단서였는데.

Posted by 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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