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의 '현대 소설의 이해'는 거의 졸다시피 했고 점심 이후의 '국문학사'도 상당히 힘겹게 들었다. '현대 비평의 이해'만 맨정신으로 들었다. (워낙 내 관심사라 졸 수도 없는 수업이었다) 아이폰으로 강의를 녹음시켜둔 덕에 - 음질도 꽤 쓸만하다 - 수업 진도야 걱정할게 아니다. 다만 내 체력은 좀 걱정된다. 요새 체력이 떨어졌다는게 확실히 느껴진다.
- 『새 민족문학사 강의』 1권, 『중국근대사상사론』, 『폭력과 성스러움』, 『프랑켄 마르크스』를 구입했다.
- 월요일 내 첫 수업은 4시 반에 시작한다. 그러나 새내기 공개 모집 때문에 9시부터 학교에 나가야 했다. 도착해보니 회장 혼자 앉아있었다. 내가 오기 30분 전부터 와 있었다고 했다. 잠시 뒤에 더지 형도 도착했으므로 짐을 옮긴 뒤 새내기 공개 모집을 준비했다. 아침부터 앉아 있어봐야 춥기만 하고 지나가는 새내기는 없었다. 점심 때까지 버텨보자니 저번에 들어온 새내기들이 와서는 새내기 모집에 참여했다. 새내기가 새내기를 받다니 이게대체 무슨 광경인가 싶었다.
- 새내기 공개 모집 때 수고한 새내기들을 치하하기 위해 저녁 식사를 했다. 대개 이런 자리는 빠지지 않지만 나만은 9시 반쯤 하여 일찍 나와야 했다. 술을 마시다 그 자리에서 조는 거야 심심찮게 있던 일이지만, 그렇게 졸다가 의자에서 떨어질뻔한건 처음이었다. 옆에서 계속 나를 미심쩍은 눈으로 쳐다보던 새내기 애가 아니었으면 정말로 떨어졌을 거다. 이런 일에는 나라도 식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집에 돌아와 물과 우유를 마시며 몸을 다스리려 했지만 숙취가 좀체 가시지 않았다.
- 종일 아이폰을 들고 낑낑거렸다. 어쨌든 음악 추가, 앨범 커버 사진 교체 정도는 보다 수월해졌다. 고생스럽기는 했어도 태그와 앨범 커버를 싹 정리하고 나니 보기 좋다.
- 예비군 통지서가 나왔다. 그런데 학교에 신청을 안해놨던 바람에 잘못하다간 광주에 가서 받아야 하게 생겼다. 그것도 좋아하는 수업만 꽉꽉찬 목요일에...
- 동방에서 새내기 모집 준비를 했다. 꽤 오래 걸릴 거라고 예상했지만 의외로 빨리 끝났다. 모기 형의 빠른 진행 덕이다. 처음에는 '그래도 첫 사업인데 회장이 지휘하게 하는게 낫지 않나' 싶었지만, 끝나고 나서 모두들 빨리 끝나서 다행이라고 말하는 걸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다. 물론 업무를 배우는게 중요하긴 하지만 그걸 굳이 맨 땅에 헤딩하는 방식으로 익히게 할 필요는 없다. 효율적인 예를 하나 보여주는게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거지. 아마 모기 형이 없었다면 회장 혼자 지휘하느라 시간이 배는 더 걸렸을 테고, 그만큼 많지 지쳤을 터이다. 목요일부터 계속 강행군을 달려온 주체 입장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짐이었을 테고. 확실히 한 집단에는 여러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 기회였다.
- 저녁에는 아버지가 숙소로 오셨다. 가볍게 식사와 반주나 하자는 것이었는데, 아버지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워낙 높아진 통에 고기류는 못드시는데 하필 숙소의 저녁 식사 메뉴는 감자탕이었다. 아버지가 나혼자라도 먹고 오라시길래 버럭한 다음 같이 식당에 가서 떡만두국을 사먹은 후 동동주를 서너병 정도 나눠마셨다.
- 아버지가 광주 가셨을 때 동생이 내 이름을 부르며 함부로 말하더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착실하게 장학금을 벌어오는 자신은 광주에 있는 통에 용돈을 별로 받지 못하는데 성과도 시원찮은 내가 서울에 있다는 이유로 집안의 지원을 받는게 불만인듯 싶었다. 그 애가 내게 품은 감정이야 역사가 깊으니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그 정도로 노골적으로 표현한다는데서는 다소 놀랐다. 결국에는 내가 얕보인데서 비롯된 일일 터이다. 이번 학기 성적의 중요성을 절감하겠다.
03월 01~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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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산게 도착했다. 『드림 마스터』의 터무니없는 두께에 깜놀. 그래도 생각보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진 않았다. 설 때 집에 가져갈 책을 미리 추려놓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같아서는 외려 집의 책장이 더 걱정된다. 지난 번에 내려갔을 때도 거의 포화상태였는데, 이번에 열 권도 넘는 책을 들고 내려간들 과연 어디에 둬야 할까. 6월쯤 하여 책을 몽땅 옮겨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책장을 새로 사기도 그렇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