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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치》

영화/음반 2010/01/10 09:28
전우치
감독 최동훈 (2009 / 한국)
출연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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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상에서는 혹평, 주변에서는 호평이라 어떤 영화인가 궁금했었는데, 상당히 볼만한 영화이지 싶다. 이 영화의 매력은 상당 부분 강동원이 연기한 전우치라는 캐릭터에서 나온다. 강동원을 스크린에서 보기는 처음이었는데, '배우' 강동원을 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전우치가 "이제 나도 좀 변해볼까?" 등의 대사를 내뱉을 때의 억양은 남사당패의 그것과도 유사해서, 캐릭터에 제법 많은 공을 들였지 싶었다. 이 영화에 미남 강동원은 없다. 기생오래비 전우치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니 '강동원을 위한 영화'라는 수사는 이 영화에 한해서만큼은 찬사로 받아들여져도 좋다.

전우치 외의 캐릭터가 이 외에도 뜯어볼 만한 대사들이 많다. 이를테면 '거문고갑에 활을 쏴라' 따위. 또한 초반의 임금 습격 장면에서 전우치가 '칼'에 대해 논할 때는 얼핏 『장자』「설검편」에 나오는 관념적인 칼에 대한 설명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 모두가 모두 최동훈 감독이 의도한 바는 아니겠으나 동양고전에 대한 교양을 갖춘 독자들이 재밌어할 떡밥들을 많이 갖췄다는 점에서도 좋은 점수를 줄만하다. 

물론 단점도 적지 않은 영화다. 전우치를 제외한 여러 캐릭터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점은 영 아쉽다. 물론 최대의 피해자라면 임수정이 연기했던 히로인, 과부/서인경일 터이다. 임수정이 이 역할을 두고 다른 배우들과 어울리는 장면이 많지 않아 아쉬워했다고 하는데, 그 점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캐릭터 자체가 영화와 어울리지 못한다. 졸지에 욕망덩어리의 악역이 되어버린 화담 서경덕(백윤식 분)도 가엾기는 마찬가지다. 화담이 『전우치전』에서 전우치 최대의 적으로 나오기야 하지만 화담은 황진이와의 전설로 더 유명하지 않은가. 전우치를 살리기 위해 일부러 다른 캐릭터를 죽였다기보다는 처음부터 캐릭터 조형을 실패한 듯도 보인다.

중간의 뜬금없는 급전개나 초반부의 엉성하기 그지 없는 액션 장면 따위도 걸리긴 마찬가지다. 급전개야 나중에 나올 감독판에서는 이걸 제대로 해명했으려나 모르겠는데, 초반부 액션 장면은 정말 답이 없다. 이쯤되면 재편집을 넘어 재촬영을 해야 할 수준이다.

이러한 단점들을 용납하지 못한다면 《전우치》를 즐겁게 보기란 상당히 어렵다. 물론 전우치라는 캐릭터가 워낙 매력적이라 영화가 내려가기 전에 한 번 쯤 더 보고 싶기야 하다. 과연 제작될지는 모르겠지만 후속작이 나온다면 그 역시아서 보고 싶긴 하고. 하지만 추천 여부는 상당히 고민해봐야겠다. 취향을 워낙 많이 탈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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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프락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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