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목'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12/08 2009년에 읽은 책
  2. 2009/03/24 『서재 결혼 시키기』
  3. 2009/02/16 번역자에 대한 썰 몇 가지 (2)
  4. 2008/12/24 2008년에 읽은 책
...에 이은 2009년에 읽은 책. 만화나 과제 도서는 제외했다.

사실 '2009년에 읽은 책'을 말하기엔 조금 이른 때이기야 하다. 내 독서 패턴 상 월 말쯤 되면 이왕의 목록에 못해도 7,8권쯤은 더 추가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하지만 한해 독서 현황을 정리한다는게 하루 이틀로 될 일도 아니고 하니 일단 공개부터 해서 기정사실화한 다음 차차 수정해나갈 생각이다.

예년과는 달리 각 작품에 대한 별도의 코멘트는 일일히 달지 않기로 했다. 대신 기왕에 이 블로그나 거울 웹진, 북시 위키 등에 썼던 해당 작품 관련 글들을 링크하고자 하니 해당 작품에 대한 내 코멘트가 궁금한 분들은 그 링크를 찾아보면 되겠다. 제목에 링크된 것은 블로그에 썼던 '서평'이고, 그 뒤에 괄호쳐진 '(북시)', '(거울)' 등의 링크들은 해당 공간에 썼던 글들을 지칭한다. '(잡글)'은 그 작품에 대해 이 블로그에 썼던 잡설을 이야기한다. 아예 따로 그 작품에 대해서 언급한 경우만 링크했고, '근황' 류의 글에 넣었던 코멘트는 링크하지 않았다. 『거장과 마르가리타』의 경우처럼 여러 곳에서 언급했다가도 그 성과를 북시 위키 등으로 집약시킨 경우에는 '최종 버전'만을 소개했다. 

'올해의 베스트 5'는 현재로서는 다음과 같다. 제시 순서는 순위와 무관하다.

머나먼 바닷가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어슐러 K. 르귄 (황금가지, 2006년)
상세보기
로캐넌의 세계(환상문학전집 5)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어슐러 K. 르귄 (황금가지, 2005년)
상세보기
어둠의 속도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엘리자베스 문 (북스피어, 2007년)
상세보기
거장과 마르가리타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미하일 불가코프 (문학과지성사, 2008년)
상세보기
유년기의 끝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아서 클라크 (시공사, 2002년)
상세보기







미분류
문학

문학총류

앤솔러지

한국문학

영미문학

독일문학

프랑스문학

러시아문학

더보기

철학
  • 리쩌허우『중국고대사상사론』정병석, 한길사
  • 정도원 『유학과의 짧은 만남』문사철
사회과학

경제학

정치학

교육학

법학

기타 사회과학

'도서 > 통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년에 읽은 책  (0) 2009/12/08
끝까지 다 못 본 소설들...  (7) 2009/01/22
2008년에 읽은 책  (0) 2008/12/24
7월 하반기를 위한 책  (6) 2008/07/22
Posted by 아프락사스.
TAG 《미래경》, 《뱀파이어 연대기》, 《서부 해안 연대기》, 《아발론 연대기》, 《어스시》, 《위험한 경제학》, 《타임 패트롤》, 《판타스틱》, 《퍼언 연대기》, 《헤인 연대기》, 『갈라하드와 어부왕』, 『갈릴레오의 아이들』, 『개혁의 덫』, 『거장과 마르가리타』,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경계선 성격장애』, 『공기 위를 걷는 사람들』, 『광장』, 『국가의 역할』, 『그리고 죽음』, 『그림자 잭』, 『기형도 전집』, 『낯선 조류』, 『누군가를 만났어』, 『뉴라이트 사용후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 『독서의 역사』, 『동화가 재미있는 이유』, 『드래곤의 비상』, 『드래곤의 탐색』, 『로캐넌의 세계』, 『만들어진 현실』, 『머나먼 바닷가』, 『민들레 와인』, 『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바다의 별』, 『바다의 전설』, 『반지의 제왕』, 『백색 드래곤』, 『뱀파이어 레스타』,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별을 쫓는 자』, 『보이지 않는 도시들』, 『부동산 계급사회』, 『부동산의 비밀』, 『빼앗긴 자들』, 『살아있는 우리 헌법 이야기』, 『상아와 원숭이와 공작새』, 『서재 결혼 시키기』, 『성배의 기사 퍼시발』, 『성찰하는 진보』, 『스포츠 코리아 판타지』, 『시간 여행자의 아내』,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아누비스의 문』, 『아더 왕의 죽음』, 『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하다』, 『아서 클라크 단편 전집』, 『아투안의 무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 『어둠의 속도』, 『어스시의 마법사』, 『연애 소설 읽는 노인』,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오만과 편견』, 『오후 다섯시의 외계인』, 『요정들의 사랑』, 『유년기의 끝』, 『유배 행성』, 『유학과의 짧은 만남』, 『이런 꿈을 보았다』, 『잎 속의 검은 잎』, 『장준하 민족주의자의 길』, 『절망의 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제5도살장』, 『죽은 자들에게 고하라』, 『중국고대사상사론』, 『지방은 식민지다!』, 『최고의 변론』,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 『쾌도난마 한국경제』, 『타워』, 『테하누』, 『파우스트』, 『플레바스를 생각하라』, 『하이브리드시대의 문학』, 『학벌사회』, 『한국 환상문학 단편선』, 『한국의 책쟁이들』, 『환영의 도시』, 강준만, 개마고원, 경향신문, 고호관, 괴테, 그라닌, 기형도, 김민혜, 김상봉, 김상훈, 김서정, 김석희, 김성곤, 김안나, 김이환, 김인순, 김정란, 김혜란, 김혜림, 노블레스클럽, 니페네거, 더난출판, 더쇼비츠, 돌베개, , 라이스, 르귄, 르카레, 리쩌허우, 마르칼, 망구엘, 매직하우스, 맥카프리, , 문사철, 문예출판사, 문학과지성사, 문학동네, 민음사, 박경수, 박상훈, 박웅희, 박형규, 배명훈, 뱅크스, 변용란, 보네거트, 부키, 북스피어, 불가코프, 브래드버리, 살림, 삼인, 샘터, 서울대학교, 선대인, 세종서적, 셰퍼, 손낙구, 스미스, 시공사, 시작, 씨앗을뿌리는사람, 아이필드, 앤더슨, 여울, 열린책들, 오멜라스, 오스틴, 웅진, 웅진지식하우스, 워커, 위즈덤하우스, 유은경, 윤지관, 이규현, 이동현, 이미애, 이미지박스, 이상원, 이선주, 이수현, 이인웅, 이정인, 이지연, 이충호, 이현경, 이형식, 임종업, 장하준, 전승희, 정도원, 정명진, 정병석, 정소연, 정영목, 정진영, 정창, 정희준, 젤라즈니, 조국, 조금석, 조성호, 조애리, 주니어파랑새, 지만지, 지만지고전천줄, 지호, , 책세상, 청림출판, 최인자, 최인훈, 최장집, 최준영, 칼비노, 크레이스, 클라크, 톨킨, 파워스, 판타스틱, 패디먼, 페이퍼하우스, 학지사, 한길사, 한상범, 한윤형, 해냄, 해토, 행복한책읽기, 향연, 홍기빈, 홍대화, 황금가지, 황매, 황소자리, 후마니타스

트랙백 주소 : http://abraxas.pe.kr/trackback/249 관련글 쓰기

서재 결혼 시키기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앤 패디먼 (지호, 2002년)
상세보기

1.

지난달에 읽었던 『독서의 역사』와 여러모로 비교할만한 책이다. 공통점은, 두 책 모두 '책덕후', 그러니까 골수 독서가들을 타겟으로 삼은 책들이라는 점.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을 지식과 정서들이 우글거리는 책들이다.

다만 두 저자가 독자를 위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굳이 비유한다면 거시사와 미시사, 혹은 정사와 야사의 차이랄까. 『독서의 역사』가 독서가들이 재밌어할 사실들을 소개한다면 『서재 결혼 시키기』들은 골수 독서가들이 공감할만한 경험들을 이야기한다. 전자가 역사상 유명한 책도둑에 대해 쓸 때, 후자는 책을 곱게 다루는 사람과 험하게 다루는 사람의 차이에 대해 쓰는 식이다.

물론 두 책 중 어느 쪽이 더 뛰어난가를 따지는 건 미련한 일이다. 집필 의도도 그렇고 용도도 그렇고 서로 완전히 다르니까. 여유가 된다면,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두 권 다 사서 읽어보는 것도 괜찮지 싶다.

2.

이런 책이 인터넷 서점의 반값 이벤트로 나왔다는 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미 팔릴 만큼 팔렸다는 걸까? 그럴 수도 있다. 허나 이 나라에 독서광의 정서에 공감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생각해보면... 알라딘에 가보니 서평들이 제법 많긴 하더라만.

3.

뭐 여하간. 읽을만한 책이었다.
Posted by 아프락사스.

트랙백 주소 : http://abraxas.pe.kr/trackback/193 관련글 쓰기


커그에서 번역자에 대한 글이 올라오는 걸 보고 썼던 글입니다. 커그에 올렸던 버전과는 달리 이윤기 씨에 대한 부분이 추가되었습니다.

────────────────────────────────────────────────────

김병철
범우사에서 주로 책을 내셨던 영문학자죠. 학계에서는 『서양문학이입사 연구』의 저자로 유명하고 일반 독자들 사이에서도 헤밍웨이나 마크 트웨인의 번역자로도 널리 알려진 사람이죠. 정작 저는 리처드 버튼 판 『아라비안 나이트』의 번역자로 기억합니다만. 공부를 너무 많이 해서 한쪽 눈이 멀어버리는 지경에 이르면서도 공부를 중단하지 않았던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여하간 이전 세대를 대표하는 번역자라 할 만한 분이지만 현재는 고인입니다. 2007년에 돌아가셨지요.

김석산 
한국 영문학자 중에서는 고대 영문학의 최고 고수라고 일컬어지는 인물... 미국에서 주로 활동하신 관계로 한국에는 이 양반의 책이 얼마 없더군요. 탐구당에서 나온 『베오울프』 번역본이 이 분의 작품입니다. 무려 영한대역본이죠. (그것도 고대 영어...)

김석희
가끔은 이세욱 씨와 헷갈리곤 하는 분... 『로마인 이야기』가 대박을 치기도 해서 지명도만 따진다면 아마 최고 수준이리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실력 있는 번역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로마인 이야기』의 경우는 번역이라기보다는 사실상 윤문에 가까운 짓을 벌였다고 하더군요. 원저자의 허락은 받았다지만 그런 번역이 권장될만한 일인가 싶긴 합니다. 또... 얼마 전에 봤던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를 영 신통찮게 읽은 것도 김석희 씨의 번역을 미심쩍게 바라보게 하는 이유가 되었고요. 

김운찬 
움베르토 에코의 제자.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방법』을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김정란 
2001년 부근에는 이명원이라는 평론가와 함께 '김현 논쟁'을 벌인 적도 있는 분이죠. 원래는 본업인 시 창작 쪽에 힘을 쏟았는데 최근에는 신화 - 특히 켈트 - 쪽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시더군요. 완소 출판사 북스피어에서 나온 『아발론 연대기』가 이 분의 번역입니다. 문제의 논쟁 때 문학과지성이나 서울대 불문과 파벌에 밉보인 탓에 그 쪽에선 활약하기 어려워진 걸까 싶기도 합니다. 

김창석
작가들에 대한 가십거리에 대해 이야기할 때 꺼냈었죠. 출판사에서 일어난 화재 때문에 번역 원고가 모조리 타버리는 횡액을 당하면서도 다시 번역을 해서 개정판을 냈다는 집념어린 번역자... 하필 그 작품은 분량도 많은데다 난해하기로 유명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였는데 말이죠. 

성귀수 
개인적으로는 번역자 지망생들이 롤 모델로 삼을만한 한국인 번역자라고 생각하는 분입니다. 이 양반이 보여준 '프로 정신'이라는게 워낙 대단한 수준이었으니까요. 원래는 추리문학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이런 책은 전집이 나와야 한다'라는 생각에 아르센 뤼팽 전집을 기획했고, '추리 문학 팬덤에게 까이는 게 두려워' 아르센 뤼팽에 대한 공부를 한 결과 그 자신이 최고 수준의 팬덤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프랑스 본토에서 나온 전집에마저 누락되었던 에피소드마저 발굴해낼 정도의 집념과 열정을 보였던 번역자... 거기에 기본적인 실력도 물론 있었고요. 이 정도로 성실한 번역자가 또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안정효 
이윤기와 함께 이전 세대를 대표하는 번역자죠. 지금은 번역을 그만두고 창작에만 전념하시는 걸로 압니다. 딴에는 당연한 일이겠죠. 안정효에게 있어 번역이란 애초부터 창작 수업의 일환이었습니다. 본인의 회고에 따르면 대학 1학년 여름방학 때 창작을 공부하기 위해 도서관에 틀어박혀 영어로 소설을 썼다고 하죠. (나중에 이야기되겠습니다만 천병희 선생에게도 이 비슷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결국 『하얀 전쟁』으로 데뷔하면서 창작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죠. 『은마는 오지 않는다』를 비롯한 여러 소설들은 해외에 번역되기도 했고... 김석희 씨도 그렇고 이윤기 씨도 그렇고 번역자들은 대개 창작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더랍니다만 그걸 안정효 씨만큼 균형을 이뤄낸 사례는 거의 없을 겁니다. 

이세욱
데뷔 번역작이 열린책들 판 『드라큘라』였죠. 출간 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해당 작품의 완역본은 저 판본 뿐입니다. 번역이 쓸만하다는 건지 아니면 상업성이 없어서 다른 출판사들은 별로 뛰어들고 싶어하질 않는다는 건지... 그 뒤로도 열린책들에서 계속 활동하신걸 보면 판매 실적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기는 합니다만. 물론 그가 번역한 『개미』가 엄청난 상업적 성공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끼쳤겠죠.

이세욱 씨와 베르나르 베르베르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비슷한 과정을 거쳐 친밀해진 차경아 엔데 커플(?)은 번역자가 작가의 창작 세계에 깊이 관여하여 이런저런 조언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죠. 우리가 『끝없는 이야기』라는 걸작을 만나게 된 것엔 그 번역자 차경아 씨에게도 공을 돌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이세욱 씨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 정도의 이야기까진 듣지 못했지요. 최근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내는 책들이 가면 갈수록 실망스럽더라는 평가들을 참고한다면 뭐... 알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지만요. 

이윤기 
이 사람처럼 독자들의 선호도가 극명하게 갈리는 번역자도 있을까 싶습니다. 일반 독자들 사이에서는 상당한 명성을 누리지만 먹물 좀 먹었다 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혹독하게 까이는 사람이니까요. 『장미의 이름』 초판의 오역을 무려 삼백 여 곳이나 지적했던 강유원 씨나 『문화의 오역』이라는 책에서 거의 이윤기 씨를 주 타겟으로 삼아 무참하게 썰어댔던 이재호 명예교수 등... 이전 세대에 명성을 누리던 번역자들이 최근의 번역 논쟁을 통해 평가절하되는 경우는 꽤 많은 편이지만 이윤기 씨처럼 극적인 경우가 있을까 싶습니다.

사실 이윤기 씨의 진가라 한다면 번역보다는 외려 창작이나 편집에서 더 빛을 발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가령 이윤기가 쓴 『뮈토스』만 해도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변변찮은 책이 없던 시절에 출간된 귀중한 책이거든요. 비교적 최근에 출간된 『그리스 로마 신화』도 이런 저런 말들이 많았을 지언정 엄청나게 팔린 덕분에 국민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교양 수준을 높여준 게 사실이고... 그 점에서 본다면 이윤기 씨가 번역 쪽에서 욕을 들어먹었던게 안타깝기도 합니다. 좀 더 일찍 전문 저술가로 나섰다면 이윤기 씨의 평가도 훨씬 괜찮았을 텐데 말이죠. 

정영목 
정말 여러가지 의미에서 유명한 분이죠. 소위 '팔리는' 책의 번역은 정말 많이 했고,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에서도 이 분의 이름이 심심찮게 보이곤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장르문학 번역에도 여기저기 손대기도 했고요. 홍인기 씨와 함께 『마니아를 위한 세계 SF 걸작선』을 내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분의 SF 번역은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합니다. 특히 『낙원의 샘』같은 경우는 기존에 정성호 씨의 번역으로 나왔던 책임에도 그에 못지 않은 오역을 보여줌으로써 당시 SF 팬덤의 장탄식을 자아냈다 하고... 번역 관련 상을 여러번 수상하기도 했던 최용준 씨도 『미메시스』에서 이 책의 번역에 대해 무자비한 혹평을 가했었습니다. 정영목 씨에게 동정이 가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융의 『황금 당나귀』(The Golden Ass)를 번역하면서 제목의 'Ass'를 엉덩이로 옮기는 실수를 했는데, 이를 절친했던 대학 후배였던 김소진 씨가 소설에까지 써먹었다고 하죠. 

정태원 
추리팬덤계에서는 꽤 명성이 높은 번역자 정태원씨... 번역에 굉장한 정성을 들이는 분이죠. 그 본인이 굉장한 추리문학 팬덤인데다가 하필 셜록 홈즈 전집을 번역해서, 아르센 뤼팽 전집을 냈던 성귀수 씨와는 여러모로 대조되는 번역자입니다. (지금도 하우미스테리 등의 추리팬덤 사이트에서 이 분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90년대 초반에 이미 셜록 홈즈 전집의 번역을 다 끝내놨지만 당시로선 추리문학의 흥행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라서 결국 거진 10년이 지나 황금가지판 셜록 홈즈 전집이 대박을 친 후에야 겨우 책을 낼 수 있었던 안습의 역사로도 유명하고... 

차경아
차경아 씨의 에피소드는 제가 가는 곳마다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다녔던 지라 이미 접해본 분들이 많을 줄 압니다. 사실 작가들에 대한 가십 거리를 이야기할 때 이야기하기도 했죠. 제가 이 번역자의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 건 이 번역자와 미하엘 엔데 사이의 관계에 대한 가장 이상적인 모델 중 하나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다시 쓰기는 좀 그렇고, 예전에 커그에 올린 다른 글에 썼던 글을 그대로 가져오겠습니다.

1977년, 한국에서 차경아 씨의 번역으로 첫 소개된 『모모』는 그야말로 밀리언셀러라 할만한 상업적 성과를 거둔다. 이 전혀 예상치 못한 성과는 이후 독일에도 알려져 미하엘 엔데 붐을 일으키는데 일조하게 된다. 이것에 깊은 인상을 받은 미하엘 엔데는 차경아에게 감사의 인사를 담은 편지를 보냈고, 그 이후로도 친분 관계를 유지했다. 후일 미하엘 엔데는 차경아에게 자신의 작품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으며 『끝없는 이야기』의 경우는 아예 구상 단계부터 차경아에게 자문을 구하곤 했다.

천병희 
이 분은 서울대 문리대 1학년 때부터 그리스문학에 관심을 둬서 여름방학 내내 그리스어 사전을 가지고 호메로스 작품을 읽으려 했다 합니다. 호메로스 사전이 나와있는줄도 모르고 맨땅에 헤딩하느라 고생 좀 많이 하셨다고 하죠.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야말로 그리스·라틴 문학 계통의 최고 권위자라 할만한 양반입니다. 다행히 최근 들어서는 천병희 씨 말고도 희랍어 원전으로 작업하는 번역자들이 서서히 나타나는 추세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대 그리스·라틴 문학의 번역은 온전히 천병희 선생에게만 의지해야 하는 신세였죠. 지금도 이 분을 대신할 번역자는 없습니다. 

허창운
천병희 선생이 고대·그리스 문학에서 독보적이라면 허창운 서울대 교수는 고대 독문학에서 말 그대로 독보적으로 활약하는 분입니다. 천병희 선생의 경우처럼 후속 주자들이 생겨나는 것도 아닌데다 천병희 선생처럼 번역에만 전념하는 분도 아니라서 어깨가 많이 무겁죠. 아무튼 고대 독일어를 이 분처럼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 역자는 한국에 없다고 합니다. 『니벨룽겐의 노래』, 『파르치팔』 등을 이 분이 번역했습니다.

'일기 >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평  (0) 2009/04/23
번역자에 대한 썰 몇 가지  (2) 2009/02/16
작가들에 대한 가쉽 (통합)  (11) 2009/01/23
김훈 단상(2)  (0) 2008/12/04
Posted by 아프락사스.

트랙백 주소 : http://abraxas.pe.kr/trackback/172 관련글 쓰기


작년에 이어 올해도 돌아온, '2008년에 읽은 책'

예전에 읽었던 걸 다시 읽은 책, 수험 서적(토플, 한자 등), 만화, 아직 밝힐 수 없는 책들은 제외. 도색잡지는 없으니 의심 마시라.

...그러고 나니 쓸 책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건 우째서...



총류
교수신문『최고의 고전 번역을 찾아서 1』생각의나무
목차(도서 창고 위키)
학술언론, 교수신문에서 연재되었던 번역 비평 특집 기사를 (1차로) 묶어냈던 책들이다. 이 책을 구입할 당시의 내게는 꽤 비싼 가격이었던지라(요즘에 와선 책의 가격에도 제법 무덤덤해졌다) 제법 고심한 뒤에 샀었던 걸로 기억한다. 사고 난 직후에는 대만족. 한동안은 이 책에 실려 있는 번역 비평들을 신처럼 신봉하던 시절마저 있었으니... 지금에 와서는 약간 거리를 두고 있지만, 번역서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들춰보게 되는 책이라는 것은 여전하다. 현재는 2권까지 출간.
모색 『계간 모색 5호 : 학문후속세대의 새로운 전망을 꿈꾼다』이후
리뷰(2008/09/06)
학문하며 산다는 것의 우울함을 가르쳐주었던 책... 그러고보니, 모 번역자가 로스쿨로 진학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인문학자의 길은 인생의 특정 시점에서 특정한 공간에 서 있어야만이 갈 수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던게 생각난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던 것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바야르『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김병욱, 여름언덕
내가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아직까지도 쓰지 않았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올해 중 책을 가장 많이 읽었던 1월 중에서도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책 아니던가. (정말 의아해서 지난 글들을 뒤져보니, 두어번 언급하긴 했었다) 
열린책들『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열린책들
리뷰(2008/03/19)
정가는 3천원밖에 하지 않는 이 책이 중고 시장에서는 5만원도 넘게 팔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니, 거래가 성사되는 걸 본 적은 없으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그런 가격으로 팔고 싶어하는 이가 있다고 이야기해야 할 게다. 좋은 책이 일찍 절판되어버린 통에 일어난 사건이라고는 하나 영 마음이 편치는 않다. 

철학
김상봉『도덕교육의 파시즘』길
도갤에선가 우연히 알게 되어 읽었던 책. TV프로그램에 소개되는 책 치고는 제법 딱딱하지 싶더라만, 그래도 읽을만 하다. 주제 자체가 워낙 심각하고 중요하니까. 모 웹진에 서평을 보내려고 골랐던 책이기도 하다. (늦게 쓰는 바람에 결국 싣지는 못했지만. 이번달에는 다른 원고를 보낼 예정이다.)
신동준『공자와 그의 제자들』한길사
리뷰(2008/06/30)
얄롬 『나는 사랑의 처형자가 되기 싫다』시그마프레스
이훈진『편집성 성격장애』학지사
확실히 그런 시절이 있긴 했다. 혹여 내 주변 사람들이 나를 안좋게 보진 않을까, 못마땅히 여기지 않을까, 내쳐버리지 않을까. 걱정하던 때가. 물론 그게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는 건 알았다. 하지만 안다고 해서 쉽사리 떨쳐내기가 쉬워지는 것도 아니다. 급기야 선택한 것이 심리학을 공부하는 거였다. 차라리 내 현재를 정확하게 알게 되면 그걸 극복하기가 수월해지지 않을까 싶어서. 원래 의도했던 것은 얻지 못했다. 책 속에서 이야기하는 '편집성 성격장애'와 내 증상에는 많은 차이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본다면 제법 도움을 얻기도 했다. 증세가 같지 않다는 것에 - 다시 말해 내가 앓는 것이 '병' 수준은 아니라는 것에 - 안심했으니까.

종교
이강엽『신화』연세대학교
연세대 문학의 기본개념 총서... 신화의 개념과 그 요소에 대해 다룬 책이다. 작년에 읽었던 『신화의 역사』보다는 좀 딱딱하긴 해도, 신화학에 대한 개념을 익히는 데는 굉장히 쓸만한 책이지 싶다. 특히 「신화와 현대문화」 챕터를 보고 나선 같은 총서의 『현대문화와 신화』도 이 저자가 집필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 정말 이 정도의 퀄리티만 유지된다면 '문학의 기본 개념' 총서의 미래도 밝으련만.
이윤기『뮈토스 1』고려원
언제 읽었는지는 고사하고 내용조차 잘 기억나지 않는다. 새로 산 책도 다 안읽었으면서 무턱대고 새로 책을 사 모으고, 다른 책을 살 명분을 얻기 위해 허겁지겁 읽어내던 시절의 흔적.
정재서『이야기 동양 신화 1』황금부엉이
새로 산 책도 다 안읽었으면서 무턱대고 새로 책을 사 모으고, 다른 책을 살 명분을 얻기 위해 허겁지겁 읽어내던 시절의 흔적.(2)
김산해『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휴머니스트
리뷰(2008/12/21)
김지방『정치교회』교양인
리뷰(2008/12/22)

경제학
우석훈『88만원 세대』레디앙
리뷰(2008/04/26)
우석훈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88만원 세대』의 핀트를 약간 바꿔서 20대 젊은이들이 힘든 건 그들이 못났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책을 썼다면 책이 훨씬 잘팔렸을 거다'라고 주장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웃기시네. 우석훈이 문장만 좀 더 근사하게 뽑아내는 사람이었어도 책이 두 배는 더 잘팔렸을 거다. 사실 이 정도로 엉망인 문장을 봐야 한다는 건 거의 재앙에 가깝다. 『괴물의 탄생』은 이보다는 훨씬 낫더라.
우석훈『괴물의 탄생』개마고원
"경제학자로서 현재의 위기에 어떤 해결책을 내야 하는가" 에 대한 고민을 전제했던 책. 그 결론에는 썩 동의하기 어려웠지만 그런 자세 자체는 퍽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 인문학자가 비슷한 어조로 글을 쓰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고...
장하준『사다리 걷어차기』형성백, 부키
글 자체는 흥미로운데 이상스레 영 읽히지는 않았었다. '신자유주의'라는 우상을 떠받드는 이들을 조금은 더 똑똑하게 가소로워할 수 있게 해준 책.
샤피로『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공혜진, 서돌
adios777 형님이 추천해 주셨던 책. 그러고보면 그 분은 지금 어디서 뭘 하시는지...

법학
김두식『헌법의 풍경』교양인
법학 교양서. 그냥 법조계 전반에 대해 이런 저런 말들을 사담 형식으로 푼 책이다. 그런 책에 『헌법의 풍경』이라는 제목은 좀 과하지... '전관예우'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치밀하고 정밀하게 쌓아올려진다는 사실을 안 게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임종인外『법률사무소 김앤장』후마니타스
사실 이 책도 서평을 쓰려고 준비는 해뒀었는데 결국 쓰질 못했다. 올해 읽었던 책 중에서는 최상위권에 들어가는 책인데도 정작 글은 쓰질 못했으니...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어떤 집단과 맞서야 하는가.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하는가를 알려준 책이었다. 총과 마약으로 무장한 건달들보다도, 펜과 명함으로 치장한 와이셔츠 군단이 훨씬 마피아에 가깝다는 걸 가르쳐준 책이기도 하고...
조국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책세상
제목'은' 훌륭하다. 허나 굳이 말하자면 개론서 성격을 띄는 책에 '~를 위하여'라는 제목을 붙인 건 좀 과한 처사가 아닐지. 나온지 제법 되는 책인지라(2001년) 내용 자체는 그닥 새로울 게 없다만 그내용을 '생각보다는' 쉽게 풀어내는 데 놀랐다. 조국 교수는 그저 잘생긴 얼굴로 유명한 교수 정도로 알고 있었다만 이만하면 다른 저술에도 관심가져볼만 하다 싶을 정도였다.

교육학
강성민『학계의 금기를 찾아서』살림
살림지식총서. 좋은 책이긴 했다만 『모색』에 비하면 좀 충격이 덜하긴 했다. 분량 자체가 워낙 짧은 책이니 비교하기는 어렵지만서도.
Bain 『What the best college teachers do』Harvard Univ.
밤 중에 하릴 없이 TV 채널을 돌려보다 우연히 보게 된 EBS 다큐멘터리... 거기서 참고 문헌으로 제시되었던 책이다. 알고 보니 그때쯤 유행하던 소위 '긍정의 힘'이라는 게 교육에서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가 다룬 책이었다. 좀 호기심이 생겨서 일부러 원서를 구해다 보긴 했다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나 싶다. 책을 덮을 때까지 다큐멘터리를 통해 짐작했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는 부분은 없었으니까. (사실 지금도 반성하긴 한다. 과연 이 책의 출판사가 "Havard Univ."가 아니었다면 굳이 원서를 구입했겠는가 하고) 

문학(총류)
고장원『SF의 법칙』살림
살림지식총서. 책 초반에 SF의 역사를 다루는 부분에서 평소 절대 SF작가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작가들의 이름이 튀어나오는 걸 보곤 잠시 책을 덮었던 적이 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쥘 베른보다도 앞선 시대에 속하는 작가였다) 도대체 내가 무슨 책을 산건가 싶어서. 끝까지 읽고 나니 그렇게 나쁘지도, 어렵지도 않은책도 아니었다만 초장에 당했던 떨떠름한 기억은 영 지우기 어렵다. 그런 식으로까지 자신의 가치를 부풀려야 하는 걸까. SF라는 장르는.
린드버그『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박혜숙『소설의 등장인물』연세대학교
연세대 문학의 기본개념 총서. 제목에 충실한 책이다. 등장인물의 개념에 대해 짚고 넘어가기에 꽤 좋았던 책. 물론 정말 심도있는 논의야 전문적인 비평서들을 뒤져야 하겠지만, 이만하면 책값은 한 셈이다.
에코 『논문 잘쓰는 방법』김운찬, 열린책들
리뷰(2008/02/28)
안정효『글쓰기 만보』(메멘토)
번역으로도 유명한 작가의 작법서. 해서 번역에 대한 이야기도 기대했었다만 그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 했다며 잘 안하려 하는 것에 약간은 실망하기도... (물론 이해는 한다) 출판사에서는 글쓰기 전반에 대한 참고서인양 광고를 해대서 샀는데 정작 읽어보니 '소설' 창작에 대한 글이었다. 음... 확실히 그 분야에서는 제값할 책이라고 생각하지만 더이상 소설 창작에는 관심 갖지 않게 된 내게는 별 의미가 없었다.
윤오영『수필 문학 입문』태학사
작법서. 도갤에 어떤 이가 도서 추천을 부탁하자('남에게 안알려주고 자기만 읽던 책이 있다면?') 다른 도갤러가 답한 책이었다. 호기심에 한 번 사서 봤는데... 제법 괜찮다. 
이태준『문장강화』이형택, 창작과비평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던가. 책 자체가 워낙 낡아서 그럴 테지만 『수필 문학 입문』이나 『글쓰기 만보』에 비하면 그닥.., 아, 인터넷 서점에서의 가격 하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우월하더라만.
지라르『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김치수外, 한길사
작고한 비평가 김현이 무척이나 좋아했다던 평론가... 덕분에 한국 문단에서는 비교적 오래 전부터 알려졌고, 제법 큰 영향도 끼쳤다고 하는데, 김현의 팬을 자처하는 내가 이 평론가를 접한 건 올해에 들어서다. 책에서 다루는 작품 대부분을 읽지 않았던 것에 상당히 자신없어 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결과는 놀라우리만큼 만족스럽다. 세상에. 비평이 이리 재미있을 수 있단 말인가. 『적과 흑』의 경우는 지라르의 설명이 워낙 훌륭해서 중간에 참지 못하고 『적과 흑』을 사서 읽은 다음에야 다음 챕터로 넘어갈 수 있었을 정도다. 그가 제시했던 '욕망의 삼각형'이라는 이론도, 근본적으로는 그 이론을 설득력 있게 전달할 솜씨가 있었기 때문에 훨씬 설득력을 지닐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문학(앤솔러지)
김이환外『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황금가지
원래는 살 생각이 없었다만 문장에 개재된 김보영 씨의 단편 「스크립터」(링크)를 보고는 기겁해하며 황급히 주문했더랬다. 이런 글을 쓰는 작가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절대 책값 아까워할 일은 없겠다고 생각하면서. 물론 그렇기는 했다. 하지만 「스크립터」만큼이나 충격적이었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단 말씀. 수록된 작품들이 대개 작가의 데뷔작이거나 초기작이라는 걸 감안해야 할까. 그래도 「초록 연필」같은 단편도 건졌으니 손해는 안봤다 싶지만.
박민규外『앱솔루트 바디』해토
저자 중 한 분에게서 선물받은 책... 딱히 그 분과 친분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 분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열었던 이벤트에 운좋게 당첨된 것 뿐이다. 사실 수록된 작품들이 그렇게 괜찮다는 인상은 받질 못했다.
이문열『세계명작산책』살림
예전에 이 책을 두고 '이문열이라는 이름에 이를 박박 갈면서도 어쨌든 사지 않을 수 없는 책'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한국에 출간된 세계명작 앤솔러지 중에서는 가장 완성도 높은 앤솔러지가 아닐까. 물론 선정자의 정신나간 취향이 드러나긴 한다. 가령 1권 「사랑의 여러 빛깔」에는 정작 제대로 된 로맨스 작품이 거의 없고, 2권 「죽음의 미학」에는 초장부터 미시마 유키오의 정신나간 단편 「우국」이 수록되어 있는 식으로. 하지만 그걸 감안한다 해도 정말 최정상급의 앤솔러지인 것만큼은 분명...

한국문학
강명관外『공부의 즐거움』위즈덤하우스
공부 좋아하기로 유명한 명사들을 모아둔 건 좋은데, 그래놓고서 시킬 짓이 '난 어떻게 성공했소' 하는 식의 자기자랑밖에 없었을까? 그저 목차에서 필진들의 이름을 확인해두었다가 그들의 저서를 하나씩 읽어보는게 더 내실있는 독서가 되리라.
김훈 『남한산성』학고재
일전에도 몇 번 이야기한 적 있지만 김훈만큼이나 내게 복잡한 생각을 하게 하는 작가는 드물다. (링크) 굳이 꼽자면 이영도 정도나 들 수 있을까. 여하간 이 사람에게서 소설가로서의 가능성을 접게 된 건 『개』 때부터였다고 기억한다. 해서 『남한산성』이 발표되었을 때도 좀 심드렁한 심정으로 들으며 주문했었다. 글쎄. 물론 『개』보다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언론에서 호들갑 떨던 것처럼 '끝내주는' 글은 아니었다. 그저 그냥 그대로 가면 밥은 안 굶고 살만하겠다 싶은 정도랄까...
기형도『기형도 전집』문학과지성사
작년에 휴학하기 전, 숙소 인근의 모 서점에 들렀다가 그냥 나오기가 마땅치 않아 짚히는대로 사들고 온 책이었다. 정작 시에는 관심이 없어서 그냥 몇 번 들춰보다 만 상태로 묵혀두다 올해 들어서야 읽은 것인데... 그냥 괜히 샀지 싶었다. 여전히 시는 내 분야가 아니니 평가할 부분은 아니지만 산문은... 글쎄다. 비범한 시재(詩材)를 확인하기엔 영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김수영『김수영 전집』민음사
「시」 편은 진작에 생일 선물로 받아서 읽었었고, 올해 읽은 책은 「산문」편이었다. 시인의 외모 때문인가. 이지적이고 날카로운 필치를 예상했거늘 정작 그의 필치는 수더분하기 그지 없었으니... 비유하자면 '젖은 88 라이트' 같은 느낌이라 해야 하나. 물론 그런 느낌도 나쁘지 않더랬다. 확실히 좋은 시인은 좋은 산문을 쓸 줄 안다. 『김수영 전집』을 읽다 알게 된 사실 하나. 김수영이 번역했다고 알려진 작품 중에서 적어도 한 작품은 그가 직접 번역한게 아니다.
김이환『양말 줍는 소년』황금가지
리뷰(2008/06/26)
나승규『해한가』시드노벨
꽤 오래전부터 쓰겠다고 설레발쳐댔으면서도 결국 나는 이 소설의 리뷰를 올리는데 실패했다. 써놓은게 없는 건 아니다. 이미 써놓은게 A4 7페이지 분량. 나머지로 계획했던게 4,5페이지 쯤 남았긴 하지만, 지금 상태로도 업로드하기에 부족한 분량은 아니다. (심히 허접할 거라는게 문제지...). 글쎄. 이 소설에 대한 내 입장 변화는좀 묘한 구석이 있다. 읽을 때는 굉장히 몰입했으면서도 읽고 나서는 사정없이 후드려까댔고, 그러면서도 장문의 리뷰를 썼다. 그러다 이글루스 등지에 『해한가』리뷰가 수두룩하게 올라오게 되면서부터는 나도 그냥 시들해졌고... 앞으로도 그 미완성 원고가 완성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인다. 가끔 사람들이 "왜 서평 안써요?"하고 놀릴 때나 이야기하게 되겠지.
듀나 『용의 이』북스피어
다 읽긴 읽었으되... 작가로서의 듀나는 서서히 하강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태평양 횡단특급>에서 그가 구사하던 군더더기 없고 정갈한 문체는 다 어디로 갔는지. 그가 쓰는 글의 길이는 점점 더 길어지지만 그만큼 씁쓸함도 늘어간다. 그건 그렇고 듀나의 정체에 대해서는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 안다는데, 신비주의 전략도 이제 그만두는게 낫지 않을까? 이미 듀나가 자신의 비밀을 비싸게 팔 수 있는 시기는 지난 듯 한데.
정은궐『해를 품은 달』시공사
그놈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판평대...때문에 읽어야 했던 작품. 로맨스 소설은 전혀 읽어보질 않았던 지라 내심 걱정했다가, 의외로 잘 읽히는 것에 신기해하며 읽었었다. (최근에 『타임 패트롤』을 읽으면서도 느꼈었지만, 나는 '새로운 장르'에 대한 내 자신의 적응력을 지나치게 낮게 생각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꼴에 전공자랍시고 중간 중간에 튀어나오는 한문 경구들에 감탄하기도 했고. 작가가 공부를 많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 

중국문학
풍몽룡『동주 열국지』김구용, 솔
리뷰(2008/02/28)
오승은『서유기』서울대, 솔
리뷰(2008/06/05)
포송령『요재지이』김혜경, 민음사
청나라 때 엮인 중국 괴기담 모음집. 뜻밖에 골때리는 이야기가 많다. 예컨대 주인공 사내가 여행을 하던 중에 왠 미소년이 자기를 꼬시길래 관계를 맺었는데 주인공 사내의 '그것'이 엄청난 대물이었던지라 미소년이 뒷구멍으로 피를 쏟아냈다는 이야기라던가... 이처럼 외설적인 것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의미에서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는 이야기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던 작품. 이런 원전에서 기껏 《천녀유혼》같은 로맨스물이나 뽑아낸 걸 보면 참... 

영미문학
르귄 『바람의 열두 방향』최용준, 시공사
리뷰(2008/01/22)
마리니外『드라큘라』이병수, 이룸
피귀르 미틱 총서 13번. 흡혈귀라는 개념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다룬 책이다. 물론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것은 스토커의 『드라큘라』. 꽤 흥미로운 책이다. 다른 책도 이 정도라면 피귀르 미틱 총서를 다 사는 것도 괜찮다 싶을 정도로.
스토커『드라큘라』이세욱, 열린책들
정보(도서 창고 위키)
영화나 만화 등 곁다리 작품들로만 접해오다 올해 들어서야 겨우 원전을 읽었는데, 과연 명불허전이다. 한 편의 근사한 작품이 후대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 알려준 작품. 
애덤스『워터십다운의 열한마리 토끼』햇살과나무꾼, 사계절
출근 중에 읽다가 몇 번 내려야 할 정거장을 놓치게 만들었던 소설. 띠지의 광고 문구가 과장 광고로 보이지 않은 경우도 정말 오랜만이다.
앤더슨『타임 패트롤』김상훈&이정인, 행복한책읽기
리뷰(2008/12/22)
1권은 좀 심드렁하게 읽었다만 2권에선 정말 기절초풍해하며 읽었었다. 원 세상에 내가 SF소설에 이렇게 빠져드는 날이 올 거라고는...
오웰 『카탈로니아 찬가』정영목, 민음사
리뷰(2008/05/22)
위벌리『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박중서, 뜨인돌
이래저래 호평을 많이 듣기도 했다만, 50년이나 지나서도 읽힐만한 글은 아니지 싶다. 딱 1950년대 미국에서나 공감을 살만한 그런 정치적 유머가 담긴 책이라 해야 하나.
톨킨 『북극에서 온 편지』김상미, 씨앗을뿌리는사람
간만에 Yes24에 들어갔다가 무려 50% 할인 이벤트를 하는 걸 보고 어이 없어하며 사온 책일 게다. 세상에 아무리 출판계가 어렵다 해도 그렇지 톨킨의 책이 그런 대접을 받는 걸 그대로 넘기기는 어렵다.
홀드스톡『미사고의 숲』김상훈, 열린책들
번역자로서의 김상훈 씨에 대해 고민하게 했던 책...

독일문학
호프만『악마의 묘약』박계수, 황금가지
올해 읽었던 책 중에서는 우리 집에서 가장 오래 묵은 책이 아닐까 싶다. 2004년에 샀던 책을 2008년에야 읽었으니. (정말 생각 없다 싶을 정도로 책을 무작정 사모으던 시절이라, 우리 집 서가에는 아직도 그 시절에 사놓고 못 다 읽은 책들이 여러 권 된다) 그닥 신통찮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도플갱어라는 소재를 이런 식으로도 써먹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뿐.

프랑스문학
스탕달『적과 흑』김붕구, 범우사
지라르의 비평 때문에 읽게 된 책. 그 전에 한 번도 읽은 바 없고 한 번도 들은 바 없었건만, 지라르의 비평 속에서 이 소설은 정말 재밌어보였다! 과연, 나로서는 상당히 호의를 두고 읽을만한 소설이었다. 한 때 플로베르를 흉내내어 "쥘리앙 소렐은 바로 나다!"라고 외치고 다니던 시절마저 있었으니... 허나 역시 재미로 따지면 비평보다도 덜했던게 사실.
아미엘『아미엘의 일기』김욱, 바움
어디에선가 '평생 고독하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죽은 막장 인생을 보낸 남자의 일기'라는 설명을 듣고는 사서 본 책이다. 상당히 기대(?)를 갖고 사봤다만, 결과는 그저 그랬다. 그 전에 『최강전설 쿠로사와』나 『죄와 벌』 같은 작품들을 읽었던 탓인가도 모르겠으나, 글만 봐선 뭐 심드렁할 따름인지라. 물론 그의 인생 자체는 우울하기 그지 없지만. 그러고보면 프레데릭 아미엘은 평생 '1만 7천 페이지의 일기'를 남겼다는데 국내에 출간된 책은 어찌 500페이지가 좀 안되는 '얄팍한' 책 뿐인가. 필시 발췌본일 텐데, 거기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는 출판사가 괴씸할 다름이다.
에메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이세욱, 문학동네
리뷰(2008/02/28)
사실 이 단편집에 실린 작품들보다는 『세계명작산책』에 실린 「사빈느」가 훨씬 근사했었다.

러시아문학
도스토예프스키『분신 / 가난한 사람들』석영중, 열린책들
서간체 연애 소설. 예전에 본 중역본과는 그 분위기가 사뭇 달라서 놀랐엇다. 그 판본에서는 서로 좀 더 노골적이고 '연인' 같은 분위기도 더 컸었다. 그에 비하면 열린책들 판본은 좀 무뚝뚝하게 옮겨진 편이다. 어느 쪽이 옳은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고... 주인공 두 사람의 이야기보다는 여자 쪽에서 전해오는 '어릴 때 좋아했던 가정교사'가 더 기억에 남는다. 질척질척하고 음울하고 슬픈 이야기.
도스토예프스키『죄와 벌』홍대화, 열린책들
리뷰(2008/03/17)
조유선編『도스또예프스끼 읽기 사전』열린책들
알라딘 중고샵에서 놀다가 우연히 발견하곤 덥썩 물어온 물건. '도서 창고 위키'의 러시아문학 파트는 이 사전이 없었다면 거의 채워지질 못했을 게다.

역사
츠바이크『광기와 우연의 역사』안인희, 휴머니스트
역사서라기보다는 역사적 장면을 극화한 단편 모음 정도라고 불러야 하지 않나 싶다. 하기사 시오노 나나미의 책도 일단은 역사서라고 하는 판국이니...
플루타르코스『플루타르코스 영웅전』천병희, 숲
다 좋은데 편집 미스. 『그리스를 만든 영웅들』에서「테미클레토스 전」끝부분이 뭉텅 잘려나가고 없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다. 가격을 비싸게 매기는 거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이런 건 좀 용납하기 어렵다. 출판사 홈페이지를 찾아가서 항의하려 해도 영 찾을 수 없으니...

기타
김욱동『번역인가 반역인가』문학수첩
번역 테크닉에 대해 가르쳐주는 책. 김욱동 씨가 번역한 책은 읽어보지 못했으나, 영어 공부하는데 제법 도움은 되겠다 싶었다. 영어 공부가 뜸한 요즈에 와선 잘 안보는 책.
바우텔『무기의 역사』박광순, 가람기획
순전히 판작안 때문에 사봤던 책. 내가 밀덕후는 못되는구나 하는 것만 자각하고 끝났을 뿐이다.
줄레조『아파트 공화국』길혜연, 후마니타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실패한 주거 모델로 치부되는 아파트가 어떻게 한국에서는 그런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는지 규명한 책. 지지세력이 필요했던 군부 정권과 귀족적 삶·재산 증식을 원했던 중산층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통찰은 날카롭다. 앞으로 한국의 '~방' 문화(찜질방, 노래방, 피시방 등)에 대해 다룰 예정이라 하니 기대가 크다.


올해의 베스트

'도서 > 통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끝까지 다 못 본 소설들...  (7) 2009/01/22
2008년에 읽은 책  (0) 2008/12/24
7월 하반기를 위한 책  (6) 2008/07/22
우리 집에는 어떤 출판사 책이 가장 많을까?  (4) 2008/06/09
Posted by 아프락사스.
TAG 2008년, 『88만원 세대』, 『SF의 법칙』, 『가난한 사람들』, 『공부의 즐거움』, 『공자와 그의 제자들』, 『광기와 우연의 역사』, 『괴물의 탄생』, 『글쓰기 만보』, 『기형도 전집』, 『길가메쉬 서사시』, 『김수영 전집』, 『나는 사랑의 처형자가 되기 싫다』, 『남한산성』,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 『논문 잘 쓰는 방법』, 『도덕교육의 파시즘』, 『도스또예프스끼 읽기 사전』, 『동주 열국지』, 『드라큘라』, 『모색』, 『무기의 역사』, 『문장강화』, 『뮈토스』, 『미사고의 숲』, 『바람의 열두 방향』, 『번역인가 반역인가』, 『법률사무소 김앤장』, 『벽으로 드나드는 남자』, 『북극에서 온 편지』, 『뼛속가지 내려가서 써라』, 『사다리 걷어차기』, 『서유기』, 『세계명작산책』, 『소설의 등장인물』, 『수필 문학 입문』, 『신화』, 『아미엘의 일기』, 『아파트 공화국』, 『악마의 묘약』, 『앱솔루트 바디』,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 『양말 줍는 소년』,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요재지이』, 『용의 이』, 『워터십 다운』, 『이야기 동양 신화』,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적과 흑』, 『정치교회』, 『죄와 벌』, 『최고의 고전 번역을 찾아서』, 『카탈로니아 찬가』, 『타임 패트롤』, 『편집성 성격장애』,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학계의 금기를 찾아서』,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 『해를 품은 달』, 『해한가』, 『헌법의 풍경』,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가람기획, 강명관, 강성민, 개마고원, 고려원, 고장원, 공혜진, 교수신문, 교양인, 기형도, , 길혜연, 김두식, 김병욱, 김붕구, 김상미, 김상봉, 김상훈, 김수영, 김욱, 김욱동, 김운찬, 김이환, 김지방, 김치수, 김훈, 나승규, 도스토예프스키, 독서, 듀나, 뜨인돌, 레디앙, 르귄, 린드버그, 마리니, 메멘토, 모색, 문학과지성사, 문학동네, 문학수첩, 민음사, 바야르, 바우텔, 바움, 박계수, 박광순, 박민규, 박중서, 박혜숙, 부키, 북스피어, 사계절, 살림, 생각의나무, 샤피로, 서돌, 서울대학교, 석영중, , , 스탕달, 스토커, 시공사, 시그마프레스, 시드노벨, 신동준, 씨앗을뿌리는사람, 아미엘, 안인희, 안정효, 애덤스, 앤더슨, 얄롬, 에메, 에코, 여름언덕, 연세대학교, 열린책들, 오승은, 오웰, 우석훈, 위벌리, 위즈덤하우스, 윤오영, 이강엽, 이룸, 이문열, 이병수, 이세욱, 이윤기, 이정인, 이태준, 이형택, 이후, 이훈진, 임종인, 장하준, 정영목, 정은궐, 정재서, 조국, 조유선, 줄레조, 지라르, 창작과비평, 책세상, 천병희, 최용준, 츠바이크, 태학사, 톨킨, 포송령, 풍몽룡, 플루타르코스, 학고재, 학지사, 한길사, 해토, 햇살과나무꾼, 행복한책읽기, 형성백, 호프만, 홀드스톡, 홍대화, 황금가지, 황금부엉이, 후마니타스, 휴머니스트

트랙백 주소 : http://abraxas.pe.kr/trackback/143 관련글 쓰기